Posted in:

[과일세상탐험기] 1. 체리 이야기 첫 번째 : Sweet cherry

Prunus avium

 

by Ankita Kaushal
by Ankita Kaushal

 

로마의 루키우스 장군이 터키 폰투스 지방의 cerasus시에서 처음 가지고 들어온 작고 빨간 cerasum이 오늘날 cherry라는 이름의 기원입니다. 우리말과 외국어가 반드시 1:1로 번역된다고 믿는 사람들은 체리를 버찌로 번역하기도 하지만, 식물학적으로 체리와 버찌는 전혀 다른 종입니다. 우리가 먹는 체리는 과일로 먹는 스윗체리와, 요리 등에 넣어 사용하는 사워체리 두 가지로 나뉩니다. 우아한 향과 선명한 색, 그리고 한 입에 쏙 들어오는 크기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 과일에 대해 알아봅니다.
프룻티어의 과일세상 탐험기   글 김준기 / 제작지원 cherry

 

꼭지로 이어진 체리 한 쌍, Sweet Cherry

Prunus 829종은 크게 몇 가지 아속(subgenus)으로 다시 묶는데, 그 중에서 먹을 수 있는 열매를 맺어 경제적으로 의미가 있는 것은 크게 Amygdalus, Prunus, Cerasus 아속 정도입니다. 체리는 그 중 Cerasus 라는 이름의 아종에 속해 있습니다. Cerasus는 오늘날 터키 북부 Giresun시의 옛 그리스 지명으로, 유럽에 처음 수입된 체리의 산지입니다. 라틴어로는 cerasum으로 적으며, 영어의 cherry, 프랑스어의 cerise, 스페인어의 cereza, 터키어의 kiraz 등 오늘날 체리의 이름은 모두 여기서 유래합니다.

Cerasus 아속에는 다양한 종이 존재하고 있으나, 오늘날 우리가 먹는 체리 품종들은 모두 Prunus aviumPrunus cerasus 중 하나를 개량한 경작품종cultivar입니다. 식용 체리는 다른 말로 sweet cherry(P. avium), sour cherry(P. cerasus)와 같이 구분하기도 합니다. 이름에서 쉽게 짐작할 수 있듯, 스윗체리는 달고 맛있어 과일로 소비되는 체리이고, 사워체리는 시큼하여 그냥 먹기보다 가공하여 사용합니다. 스윗체리는 양벚, 사워체리는 신양벚으로 각각 번역되는데, 이 부분은 차차 다시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과일은 시고 떫은 야생종을 인간이 경작하면서 더 달고 맛있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실제로 ‘맛있어진다’기보다, 자연적·인위적 종간 교배나 유전변이 등 통해 달고 맛있는 과일 형질이 나타나면, 인간에 의해 해당 형질이 선택되어 널리 퍼지는 방법으로 진화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역사 속에 기록된 과일과 오늘날 우리가 먹는 과일의 맛은 큰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체리의 경우는 스윗체리가 야생종에 더 가깝습니다. 그래서 스윗체리는 wild cherry라고도 부릅니다.

체리의 야생성은 재미있는 연구과제이기도 합니다. 로마의 플리니우스(Pliny the Elder)는 그의 책 『Natural history』에서, “루키우스 루쿨루스 장군이 터키 Pontus 지방에서 돌아오면서 체리를 가져왔으며, 그 이전에는 이탈리아 반도에 체리가 없었다”고 적고 있습니다. 이 기록으로 미루어 보아 스윗체리는 적어도 수 차례 경작화 과정을 거쳤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윗체리는 근원품종과 비슷한 유전자 배열을 보이며, 여전히 체리열매와 씨앗의 크기 외에 거의 모든 면에서 야생체리와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체리의 이러한 ‘유전적 부동’에 대한 연구는 아직 진행 중입니다.

한편 스윗체리는 bird cherry라고도 부릅니다. 스윗체리의 라틴어 학명 avium이 다름 아닌 새를 뜻하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그 동안 체리는 서아시아가 원산지인 것으로 알려 져 있었고, 역사적으로 소아시아 지역에서 경작해 그리스로 전파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소아시아 지역의 체리가 새에 의해 유럽으로 퍼지게 되었을 것으로 추측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지요. 그러나 최근 유럽 선사시대의 정착촌 흔적에서 야생 체리의 씨앗 화석이 발견되면서 이 가설은 반박됐으며, 현재 경작종의 기원은 알려 져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Prunus avium은 장미과 벚나무속으로, 야생에서는 최대 30여 미터까지 자라는 커다란 나무입니다. 서아시아와 히말라야 산맥 서부에서 유럽, 영국이나 북유럽까지 넓게 분포하고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다양한 경작종이 존재하며, 일부 기후대에서는 경작지에서 나온 종자가 지역에 자생하기도 합니다. 접붙이기로 생식하며, 타가수분에는 꿀벌을 주로 이용합니다.

초봄에 잎이 나옴과 동시에 2~6개의 꽃이 산방꽃차례를 이루며 달립니다. 여름이면 한 꼭지에 한 쌍의 열매가 달리며, 가운데 커다란 목질 핵이 씨앗을 감싸는 핵과로 분류됩니다. 조류나 포유류에 노출되기 쉽도록 밝고 선명한 붉은색을 띄다가, 차츰 짙은 보라색으로 익어 갑니다. 열매를 제외한 나무 전체는 시안화 글루코사이드를 함유하고 있어 약간의 독성이 있습니다.

스윗체리는 상대적으로 환경적 요구가 많고 적응력이 떨어집니다. 저온요구기간(chilling requirement)이 짧아서 겨울에 꽃눈이 다치기 쉬우며, 일찍 꽃을 피우기 때문에 봄철 냉해로 수확량이 떨어지기 일쑤입니다. 8개 염색체가 2배체로 존재(2n=16)하는데, 자가수분이 어려워 유전적 다양성도 부족한 편입니다. 환경에 따라 질병이나 해충에 영향을 받기 쉬우며, 특히 과일이 한창 익어갈 무렵 비가 내리면 체리가 쉽게 망가질 정도로 기후변화에 민감합니다. 이렇게 재배와 수확이 제한적이다보니 생산력이 높지 않아, 오늘날 농업 상품 중 가장 수익성이 좋은 대표적인 스페셜티 크롭으로 꼽히게 됐습니다. 오늘날 전 세계에서 재배되는 스윗체리 경작종은 약 백여 종에 이릅니다.

 

 

우리에게도 알려진 대표적인 스윗체리 품종으로는 빙(Bing) 체리가 있습니다. 밀워키의 Lewelling 과수원에서 일하던 중국계 이민자 Ah Bing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Ah Bing은 1855년 미국으로 건너와 35년을 농장에서 일했지만, 1889년 중국 고향을 잠시 방문했다가 미국 연방정부의 ‘중국인 추방법(Chinese Exclusion Act)에 의해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빙체리는 1975년, 농장주인 Seth Lewelling과 농장감독 Ah Bing이 Black Republican cherry를 접눈 교배하여 만들었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정말로 Ah Bing이 기여했는지, 아니면 그의 농장에 대한 기여를 기리며 이름을 붙인 건지는 기록마다 이견이 있습니다.

빙체리는 거의 대부분 신선과일로 판매됩니다. 알이 굵고 단단하여 운송에 유리하고 진열 기간이 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빙체리 역시 다른 스윗체리들과 마찬가지로 수확기에 비를 맞으면 체리가 터지기 때문에, 주로 캘리포니아나 북서태평양 건조기후에서 많이 재배합니다. 빙체리는 항산화물질 함유량이 높으며, 미 농무부는 관절염이나 통풍에 의한 고통을 줄여줄 수 있다고 적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미 식약처는 검증되지 않은 주장이라고 적고 있습니다.

한편 Emperor Francis cherry는 밝은 색의 스윗체리로, 수확기에 비를 맞아도 버티는 저항력을 가지고 있는 종자입니다. 마치 동물처럼 반수성 소포자를 만들어 번식하며, 이를 이용해 1996년 처음으로 체리의 유전자 지도를 만들게 됩니다.

 

Written by 김준기

베버리지 아카데미 에디터
"배워서/남주자"

41 posts

One Ping

  1. Pingback: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다음의 HTML 태그와 속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trike> <st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