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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세상탐험기] 2. 체리 이야기 두 번째 : Sour cherry

Prunus cerasus

by Ankita Kaushal
by Ankita Kaushal

 

로마의 루키우스 장군이 터키 폰투스 지방의 cerasus시에서 처음 가지고 들어온 작고 빨간 cerasum이 오늘날 cherry라는 이름의 기원입니다. 우리말과 외국어가 반드시 1:1로 번역된다고 믿는 사람들은 체리를 버찌로 번역하기도 하지만, 식물학적으로 체리와 버찌는 전혀 다른 종입니다. 우리가 먹는 체리는 과일로 먹는 스윗체리와, 요리 등에 넣어 사용하는 사워체리 두 가지로 나뉩니다. 우아한 향과 선명한 색, 그리고 한 입에 쏙 들어오는 크기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 과일에 대해 알아봅니다.

프룻티어의 과일세상 탐험기   글 김준기 / 제작지원 cherry

 

다양하게 활용되는 Sour Cherry

 

스윗체리와 함께 많이 생산되는 체리의 경작품종cultivar은 사워체리입니다. 학명은 Prunus cerasus이며, 과거 요리에 쓰였기 때문에 파이체리, 타르트체리 등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사워체리는 4배체로, 지금의 터키 근방 즈음에서 몽고체리(P. fruticosa)와 스윗체리(P. avium)의 야생 교배로 탄생했으리라 추측하고 있습니다. 사워체리의 기원지로 추정되는 북부 이란과 투르크메니스탄 지역에서 몽고체리와 스윗체리의 재배영역이 겹치는 것을 보고 유전자를 확인해 알아냈습니다. 같은 체리이긴 하지만 스윗체리와는 다른 종으로, 더 이상 교차수분이 불가능합니다.

사워체리는 특징에 따라 다시 크게 두 종류로 나누게 됩니다. 모렐로(Morello)는 신양벚으로 번역되는 대표적인 드워프체리로, 수목의 크기가 작으며, 열매에 안토시아닌이 풍부해, 검은 색에 가까울 정도로 과육의 색이 진한 것이 많습니다. 스윗체리에 비해 추위나 해충, 질병에 강한 편으로, 봄에 꽃이 예쁘게 피어서 관상용으로도 쓰입니다. 아마렐(Amarelle)은 그 변종으로, 밝고 선명한 붉은색 껍질에 노란 과육과 투명한 과즙을 가지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신맛이 덜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과육이 예뻐서 주로 가공품에 많이 사용됩니다. 이 모렐로니 아마렐이니 하는 것은 종자의 이름은 아니고, 마치 황도와 백도처럼 사워체리의 특징을 구별하는 유형(type)입니다. 한때 유럽이나 중동 등에서 모렐로 타입의 체리들은 정상적인 과일로 여겨지지 않았습니다. 독일이나 헝가리 등에서는 모렐로가 널리 재배되긴 했지만, 서유럽에서는 아마렐 타입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사워체리는 이미 그리스 로마 시대부터 이용했습니다. 충분히 익으면 그냥 먹을 수 있으나, 오늘날에는 바로 먹기보단 요리에 주로 사용합니다. 체리를 이용한 서양의 많은 디저트와 음료들은 이 아마렐체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스, 페르시아, 이란, 로마 등지에서 사용되던 체리는 16세기 영국으로 전해졌으며,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까지 영국에만 50개 종의 아마렐 체리가 존재할 정도로 상업적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 중 Kent라는 경작자에 의해 생산된 Kentish Red가 유명했으며, 이 종이 후에 신대륙으로 건너가 미국의 체리 산업을 형성하게 됩니다. 그러나 오늘날 상업적으로 재배하는 아마렐체리는 매우 적습니다. Kentish red, Amarelles, Griottes, Flemish 등은 여전히 유명하지만, 현대 종묘 회사에서 제공하는 사워체리는 대부분 Morello들입니다.

사워체리는 습하고 비가 많은 기후 조건에 적응력이 뛰어나며, 병충해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그 덕분에 사워체리는 스윗체리보다 더 번성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상업적 이익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터키나 러시아, 폴란드 등 대량 수확하는 동유럽 지역을 제외하고는 잘 재배하지 않습니다. 또한 주로 가공용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종자 개량에 큰 유인이 없어, 품종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2004년 FAO 통계에 의하면, 스윗체리는 65개국 90만 에이커 이상에서 189만 톤을 생산했으며, 사워체리는 27개국 61만 에이커에서 103만 톤을 생산했습니다.

큰 나무로 자라는 스윗체리와 달리, 사워체리는 키가 크지 않고 가지가 옆으로 둥글게 퍼지는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상업적 경작지를 조성하고 관리하기가 편리합니다. 경작종은 자가수분을 위해 4미터 이내를 유지하게 됩니다. 자가수분이 어려워 과수원에서조차 결실률이 25~50%를 맴도는 스윗체리와 달리, 사워체리는 자가수분이 가능하여 새나 벌이 없어도 스스로 결실을 맺을 수 있습니다. 사워체리는 핵과 중에서 가장 꽃을 늦게 피우는 나무입니다.잔가지에서만 꽃이 피는 스윗체리와 달리, 사워체리는 1년생 가지에서 주로 꽃을 피웁니다. 사워체리의 열매는 보통 당 함량이 낮고 유기산 비율이 높습니다.

 


 

사워체리는 말려서 케익이나 타르트, 파이, 스프 등 요리에 많이 사용합니다. 체리의 원산지인 터키나 그리스 등에서는 Spoon sweet이라 하여 손님을 접대할 때 설탕절임 다과를 내어 놓는데, 주로 사워체리 등 신 과일을 설탕과 함께 천천히 끓여 만듭니다. 중세에는 사워체리를 이용해 파이를 많이 만들었기 때문에, 사워체리를 타르트체리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체리처럼 매혹적인 향을 가진 과일은 오랜 동안 시럽이나 술로 즐겨 왔습니다. 와인은 기본적인 발효주로, 좁게는 포도를 담가 만든 술을 지칭하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과일과 꽃, 허브 등으로 만든 과실주 전체를 포함합니다. 포도 와인과 구분하기 위해 fruit wine이라고 하는데, 체리 와인 역시 존재합니다. 충분한 산미를 가진 사워체리는 발효주로 만들기 좋으며, 특히 덴마크의 체리 와인은 산미와 당도, 색깔과 향미등 모든 면에서 품질이 우수하여 유명합니다. 대표적인 덴마크 체리 와인에는 Heering과 Kijafa가 있습니다.

19세기 초반 Peter Heering이 설립한 Cherry Heering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덴마크 체리 와인입니다. 알콜을 16~21% 함유한 루비색의 이 술은, 덴마크 체리를 가볍게 으깨고 향신료를 블렌드하여, 약 5년 간 통에 숙성하여 만듭니다. Cherry Kijafa는 ‘강화 포도주(fortified wine)’입니다. 보통 발효주는 효모가 당분을 먹고 알콜과 탄산으로 분리하면서 만들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알콜 농도가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더 이상 효모가 살아남지 못합니다. 때문에 와인은 일정 수준 이상의 알콜 함량을 달성하기 힘들며, 발효할수록 단맛이 감소하고 드라이해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발효 중인 와인에 증류주를 첨가하여 효모를 사멸시키고 당분을 남긴 것이 강화와인입니다. 그 밖에 벨기에에는 사워체리를 발효시켜 만든 맥주인 Kriek Lambic등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편 독일에는 모렐로체리를 이용한 Kirschwasser가 있습니다. 독일 남서부의 천연림은 침엽수가 빼곡해 빛이 들어오지 않는다 하여 블랙 포레스트라고 합니다 모렐로체리는 이 지역에서 기원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모렐로체리를 이용한 문화도 주로 이 지역에서 발견됩니다. 키르시바서는 번역하면 ‘체리수(cherry water)’라는 뜻인데, 모렐로체리를 두 번 증류하여 만든 무색의 투명한 과일 브랜디를 뜻합니다. 이 술은 체리의 핵(씨) 부분까지 완전히 발효시켜 증류한 것으로, 일반적인 체리 브랜디들과 달리 단 맛이 없습니다. 대신 아련한 체리 향미가 돌고, 씨앗에서 나온 씁쓸한 아몬드 맛이 납니다. 키르슈가 무색인 이유는 나무통을 사용하지 않고 도자기에 넣어 숙성하거나, 나무통에 파라핀으로 코팅하여 숙성시키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증류한 키르슈는 제빵에 이용되기도 합니다. 독일의 전통 케이크인 블랙 포레스트 케이크(Schwarzwalder Kischtorte)나 스위스 퐁듀 등에도 키르슈가 사용되며, 여러 초콜렛의 필링으로도 많이 사용됩니다. 그러나 키르슈를 사용한 가장 유명한 디저트는 ‘체리 쥬빌레’입니다. 쥬빌레(jubilee)에는 여러 뜻이 있습니다만, 보통 몇 해마다 돌아오는 기념일의 의미가 있습니다. 첫 체리 쥬빌레는 1897년 빅토리아 여왕의 다이아몬드 쥬빌레(60주년)를 축하하기 위해 만들어 졌습니다. 디저트 접시에 체리와 키르슈를 담고 불을 붙여(플랑베, flambe) 알콜을 날린 다음, 그 위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함께 내는 디저트입니다. 당시에는 다양한 플랑베 기법이 유행했으며, 비슷한 디저트로는 Bananas foster, Mangos diablo, Peches louis가 있습니다.

또 다른 유명 사워체리는 크로아티아의 달마티아 해안에서 왔습니다. 선홍색 껍질과 투명한 과육을 가진 이 아마렐체리를 달마티아 사람들은 Marasca cherry라고 했습니다. 예쁜 과육 덕분에 오늘날 칵테일 체리로 많이 사용되는 마라스카 체리가 그것입니다. 이 마라스카 체리를 담가 증류한 술을 Maraschino라고 합니다. 1759년 베네치아 상인 Francesco Drioli가 상업적으로 생산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해, 이미 19세기 유럽 전역에 마라스키노가 알려져 있었습니다. 다만 달마티아의 체리 생산량이 많지 않아 귀족들만 맛볼 수 있는 고가의 희귀한 술로 자리잡았습니다. 현재 가장 유명한 것은 1821년 Girolamo Luxardo가 만든 Liquore Maraschino입니다.

마라스카 체리로 만든 술 마라스키노에 마라스카 체리를 으깨어 보존한 것을 특별히 마라스키노 체리라고 합니다. 이 마라스키노 체리는 19세기 미국에 소개되는데, 수량이 매우 부족한데다 고가여서 고급 레스토랑과 바에서만 취급했니다. 20세기 경에는 미국에서도 다양한 체리를 증류하여 체리주를 만들게 되고, 고가의 마라스키노 체리를 저렴하게 생산하기 위해 Queen Anne cherry와 아몬드 추출물을 사용하게 됩니다. Amygdalus 아속에 위치한 아몬드는 흔히 견과류로 분류하지만 사실은 Prunus과에 속한 핵과의 목질 핵으로, 아몬드나 살구씨 등은 모두 비슷한 향을 냅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마라스키노 체리향이나 체리콕 파우더의 향은 사실 핵과의 씨앗 추출물 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제조방식이 만들어지자 1912년 USDA에서 마라스키노 체리를 “marasca cherries preserved in maraschino”라고 엄격하게 정의하고, 색깔을 내어 설탕에 절인 로얄앤체리는 ‘모조 마라스키노 체리’라는 표시를 하도록 합니다. 1920년 금주령이 내려지자, 오레곤 주립대학 교수였던 Ernest Wiegand가 마라스키노 술이 아닌 절임 용액을 사용한 현대적인 마라스키노 체리 제조법을 고안해 냈고, 이 때부터 마리스키노 체리는 원래의 모습과 전혀 다른 식품이 됩니다. 이후 한 차례 더 의미가 변화하여, 오늘날 마라스키노 체리는 “빨갛게 염색된 체리를 설탕에 절여, 비터아몬드 오일이나 비슷한 향미를 가진 플레이버 시럽에 담근 것”으로 정의됩니다.

 

 

Written by 김준기

베버리지 아카데미 에디터
"배워서/남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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