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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큐라소, 파란색에 숨겨진 비밀

여름 메뉴의 필수 아이템, 블루큐라소에 대해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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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큐라소 시럽을 사용한 대표적인 메뉴, 블루레모네이드

 

몇 년 전, 한 드라마에서 다뤄지면서 급부상한 메뉴가 있었습니다. 덕분에 드라마 보다 앞서 해당 메뉴를 시작했던 몇몇 브랜드에서는 큰 재미를 보았고, 한동안 전국의 어느 카페를 가더라도 이 메뉴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음료 PPL로서는 가장 큰 수혜를 입은 메뉴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미 눈치 채셨겠지만, 바로 ‘블루레모네이드’ 이야기입니다.

사실 블루레모네이드를 돌이켜 생각해보면 재밌는 포인트가 많이 있습니다. 일단 ‘천연’과 ‘가공’이 적절하게 혼합된 메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당시에는 흔하게 사용하지 않던 레버 스퀴저를 사용해 레몬 즙을 바로 짜 넣으면서 과일의 신선함을 어필했죠. 생즙을 짜 넣은 것은 좋았지만 안타깝게도 산미만 도드라지는 바람에, 맛있는 음료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 블루큐라소 시럽입니다. 이번 포스팅의 주인공이기도 한 이 시럽은, 붉은 색을 띄는 그레나딘 시럽과 함께 칵테일 영역에서 많이 사용되는 유색 시럽 중 하나입니다. 블루큐라소 시럽은 풍부한 오렌지 향과 단맛을 풍부하게 갖고 있어 레모네이드에 상큼한 풍미를 더하고 과도한 산미를 부드럽게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게다가 블루큐라소의 파란색은 아이스메뉴로는 더할 나위 없는 멋진 비주얼을 보여줍니다.

이 블루레모네이드의 성공으로, 한때 국내 시럽 시장에서는 블루큐라소가 절판되는 일까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그 위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지만, 그럼에도 블루큐라소 시럽은 여전히 여름 메뉴에서 빠지지 않는 재료 중 하나입니다.

서론이 조금 길어졌는데요. 이제 본격적으로 블루큐라소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큐라소(Curacao)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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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라소의 국기

 

큐라소는 네덜란드 앤틸러스(Netherlands Antilles)제도에 있는 섬 중의 하나입니다. 1527년, 이 큐라소 섬에는 스페인에 의해 발렌시아 오렌지가 심겨지는데요.  이 발렌시아 오렌지는 본래 스윗오렌지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큐라소섬의 척박한 기후와 환경으로 인해 라라하(Laraha)라는 품종의 비터오렌지로 변하게 됩니다.

쓴맛이 강한 라라하 오렌지를 식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사람들은 이 쓰디 쓴 오렌지를 어떻게 쓸 것인가 고민하기 시작했는데요. 고민 끝에 한 가지 사실을 발견합니다. 과육의 쓴맛이 강해진 것처럼, 과피의 향미도 상당히 강해진 것인데요. 그래서 과육보다는 과피를 활용하는 방안을 찾기 시작했고, 결국 라라하의 껍질을 사용해 술을 만들게 됩니다.  향긋한 오렌지 향을 머금은 큐라소 리큐르(Liqueur)가 탄생하게 된 것이죠.

 

왜 파란색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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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큐라소 리큐르를 제조하는 the Genuine Curaçao Liqueur(www.curacaoliqueur.com)

 

블루큐라소라는 이름 때문에 종종 오해를 사는 경우가 있습니다. 큐라소 자체가 ‘파란색을 지닌 어떠한 재료’ 라는 생각인데요. ‘큐라소의 탄생’에서 설명한 것처럼 오렌지 과피의 향이 강한 리큐르로, 파란색 외에도 그 종류는 상당히 많습니다. 투명한 화이트큐라소부터 오렌지큐라소, 레드큐라소, 옐로우큐라소 등 다양한 색상으로 제품화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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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라소 리큐르의 색상은 이렇게 다양하다

 

그런데 이렇게 다양한 색 중에서도 하필 파란색, ‘블루’큐라소의 사용이 두드러졌을까요? 큐라소의 국기가 파란색이어서 그런 것일까요? 혹시 라라하라는 품종이 푸른색을 띄어서 그럴까요? 이것은 음료를 만드는 관점에서 색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떠올려본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색을 만들기 위해서는 세 가지의 색이 필요합니다. 바로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인데요.  보통 3원색이라고 하죠. 그런데 세 가지 색상 중 식용 가능한 자연재료로 가장 만들기 힘든 색이 바로 파란색(블루)입니다. 그래서 블루큐라소에는 인공색소인 청색1호(Brilliant Blue FCF)를 사용해, 특유의 영롱한 파란색을 띠게 됐죠. 색소가 제대로 사용되기 전까지는 파란색을 띠는 재료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음료에서 다양한 색상을 만들어내기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블루큐라소의 등장으로 색상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었고, 이제는 화려한 비주얼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재료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음료와 색소

이제 블루큐라소의 색이 큐라소라는 파란색 재료로 만들어졌다고 착각하는 분들은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색소, 특히 인공이라는 뉘앙스에서 거부감을 갖고 계신 분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인공색소이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기에는, 파란색은 너무나 중요한 색입니다.

첨가물에 대해서는 민감한 부분이 많아,  다음 기회에 따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선 식용색소에 대한 부분만 간단히 언급하겠습니다. FAO(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와 WHO(World Health Organization, 세계보건기구)의 전문위원회는 청색1호 색소의 1일 허용섭취량(ADI)을 0.0~12.5mg/kg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블루큐라소의 경우 색소 자체만 섭취하는 것도 아닐뿐더러 다른 음료 베이스와 섞어서 사용하기 때문에, 실제 섭취량은 소량에 가깝습니다. 허용량을 정확히 명시하고 규정에 맞춰서 사용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사실 이렇게 정리된 내용은 식품안전성에 있어 검증받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오히려 식용색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다양한 향미를 품은 ‘푸른 시럽’이 늘어난다면 보다 다양한 음료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시럽과 리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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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시럽이나 리큐르 중 한 가지만 제품만을 만들지만, 두 가지를 모두 만드는 업체들도 많다

 

‘큐라소의 탄생’에서 살펴봤듯이 블루큐라소 시럽은 리큐르, 즉 술로부터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레모네이드로 접한 일반 소비자들은 물론이고, 음료를 직접 만든 사람들 중에서도 이 사실을 아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요. 그렇다면 리큐르와 시럽은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시럽은 리큐르 회사에서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액체에 향미와 색이 들어가는 개념이나 방식이 리큐르나 시럽 모두 유사하기 때문인데요. 일단 간단히 설명한다면, 이러한 향미와 색이 술(알콜)에 넣었는지 아니면 설탕물에 넣었는지의 차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 대해선 보다 긴 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에, 상세한 내용은 따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결국 이러한 시럽으로 인해 알콜과 무알콜의 경계가 어느 정도 사라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Written by 베버리지 아카데미

재미있고 유익한 음료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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