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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란 무엇인가] 6. 기능성 가공음료,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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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갈증에서 벗어난 인류의 가공음료

 

시간이 지나 인류는 제법 발전된 문명을 이룩하기 시작했습니다. 도시는 가혹한 자연으로부터 안전하고 지속적인 보호를 제공했습니다. 우물과 저수지, 수도, 정수시설의 발달 덕택에 도시인들은 더 이상 물을 찾아 헤메지 않게 됐으며, 농경지에서 꾸준히 생산되는 과일과 곡물 등을 통해 계속해서 음료를 만들어 보관할 수 있었습니다.

물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면서, 음료의 가장 중요한 목적인 ‘갈증 해소’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축소되었습니다. 수분의 보존과 쉬운 음용이 목적이던 차와 술 등도 조금씩 기호음료로써의 의미가 강해지거나, 기능적 면에 주목하게 됩니다. 한편, 다양한 문화권이 활발하게 접촉을 시작하던 15세기 무렵, 특정한 신체적 반응을 목적으로 하는 강렬한 기능성 약용 음료가 등장하게 됩니다.

사실 이 기능성 음료의 기원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남미에서 시작된 카카오를 빼 놓을 수 없습니다. 초기 올멕인들은 다른 선사인류들과 마찬가지로 카카오포드(열매)의 과육을 으깨 주스로 마시거나 발효시켜 술로 음용했을 뿐입니다. 그러나 마야인들은 카카오 음료를 일상 뿐 아니라 제례용으로도 사용합니다. 이미 서기 400년 경, 기능성 음료를 알아 본 문명이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카카오 음료는 계속 음료로써 발전하지 못하고 초콜렛으로 발전했기에 언급만 하도록 합니다.

술과 차를 마시던 서구인들은 대략 15~16세기가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기능성 음료를 마시기 시작하는데, 바로 커피였습니다. 전설에 의하면 에티오피아 오로모족의 목동 칼디가 발견했다고 하나, 사실 17세기 이전까지 아프리카에 커피가 자생한 흔적이나 오로모족 사이에 알려진 커피 관련 설화는 발견되지 않습니다. 다만 15~16세기 예멘을 비롯한 중동 이슬람 문헌에서 초기 커피음용 기록을 다수 발견할 수 있습니다.

비록 최초의 커피에 대해서는 뚜렷하지 않으나, 인류가 커피를 약으로 즐겨 마셨다는 사실은 확실합니다. 19세기에 이르러 독일 화학자 프리드리히 룽게가 카페인을 분리하기 전까지 커피의 기능성에 대해 정확히 알지는 못했지만,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면 몸 상태가 달라지는 것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람을 차분하고 이성적이게 만드는 커피는 이슬람 문화에서 적극 음용하게 됐고, 반대로 술은 본능을 일깨운다 하여 금지되게 됩니다. 이러한 인식은 현대사회에서도 여전하여, 커피는 부담 없는 사회적 음료로 각광 받고 있습니다.

기능성 음료로서의 특징을 뚜렷하게 가지고 있는 커피지만, 기호음료로서도 중요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커피의 가장 독특한 점이라면 여지껏 다른 음료에서 크게 부각된 적이 없던 강한 향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로 천연의 향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발효, 혹은 뜨거운 물에 우리는 수준의 소극적 가공을 하던 기존 음료와 달리, 커피는 원료를 태우다시피 볶아서 아주 강한 향을 내는 음료가 됩니다. 여지껏 나온 음료 중 가장 인위적인 가공 음료라고 볼 수 있습니다.

 

 

Written by B crop

넓고 얕은 지식의 음료만드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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