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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히또 이야기 5. 얼음의 이해

The Bar BERMUDA

전하는 말

* <모히또의 해체와 재구성> 연재 중 4편 ‘라임의 이해’는, 내년 출간을 목표로 작업 중인 <버뮤다 바 북(가제)>에 싣습니다. 베버리지 아카데미와 바 버뮤다가 함께 작업하는 새로운 바 북에 많은 관심과 성원 바랍니다.

1. 모히또의 이해
2. 럼의 이해
3. 민트의 이해
4. 라임의 이해
5. 얼음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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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레시피의 바다에서 정확한 좌표를 제공하는 것은 ‘재료’ 뿐이다. 재료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모든 행위는 흉내내기에 그치고 만다. 이 책은 정답을 적은 교과서는 아니다. 그보다는, 그동안 버뮤다가 항해한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버뮤다의 대표 메뉴가 된 모히또의 해체와 재구성을 통해, 재료의 이해가 실제 바의 운영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보인다.

모히또의 해체와 재구성

The BERMUDA itawon
글 김준기, 홍태시 / 감수 베버리지 아카데미 / 제작지원 더 버뮤다(BERMUDA)

 

 

5. 얼음의 이해

쿠바의 클래식 모히또 레시피에서 얼음은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떨어진다. 막 모히또가 아바나를 사로 잡던 때만 해더라도, 쿠바의 바에서는 공급받은 대빙을 여러 갈래로 자르고 부숴 사용했을 것이다. 클래식 레시피를 재해석 할 때는 현대적 기술에 의해 극복한 부분과 유통 혁명의 혜택을 곱씹으며 거듭 감사할 필요가 있다. 이제 우리는 다양한 품질과 형태의 바 얼음을 사계절 내내 공급받을 수 있으며,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성능 좋은 상업용 제빙기를 구할 수 있다. 빙질에 대한 연구도 누적되어 얼음을 활용하는 새로운 기술도 등장하고 있다. 그러니 이제는 습관처럼 컵에 얼음을 넣기 전에, 한 번쯤 돌아서서 이보다 더 좋은 선택지가 있지는 않은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얼음의 크기와 모양도 레시피다

기초적인 상식부터 점검해보자. 그동안 바에서 사용하는 얼음은 크기에 따라 구분해 왔다. 얼음 공장에서 생산한 얼음이 ‘대빙’이다. 대빙의 크기는 설비에 따라 다르지만, 생산효율과 가공을 고려해 대략 135~150kg 단위로 만든다. 보통 중심부에 냉각봉이 빠져나간 구멍이 있다. 이것을 업장 냉동고에 넣고 자유롭게 가공할 수 있도록 소단위로 자른 것을 ‘통얼음(Block of Ice)’이라고 한다. 입방형이며, 필요에 따라 다양한 크기와 중량으로 구분하고 있다.

바에서는 각진 통얼음을 아이스픽으로 쪼아서 사용한다. 보통은 구형에 가깝게 대강 깎아 온더락 잔에 하나 들어갈 크기로 만드는데, 자연스러운 덩어리 모습을 하고 있어 ‘덩이얼음(Lump of Ice)’이라고 한다. 덩이얼음이 꼭 구형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구형의 얼음은 동일 부피에서 표면적이 가장 작다는 특별한 특징이 있기 때문에, 한때 바텐더들 사이에서는 손으로 얼음을 깎는 ‘카빙’ 기술을 두고 경쟁이 일기도 했다. 요즘은 업체에서 완전한 구에 가까운 아이스볼을 생산하기도 하며, 전도체를 이용해 간단하게 아이스볼을 만들 수 있는 기구가 고안되어 있기도 하다.

한편, 통얼음을 좀 더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적당히 조각낸 것을 ‘조각얼음(Cracked Ice)’이라고 하며, 업체에서 정방형으로 조각내 생산한 것을 ‘큐브얼음(Cubed Ice)’이라고 한다. 여기서부터는 다수의 얼음을 컵에 쌓아 담는 크기다. 조각얼음은 업장에서 직접 통얼음을 쪼개 만들어 두곤 했지만, 요즘은 미리 조각낸 얼음을 구입할 수도 있다. 큐브 얼음의 상당 수요는 최근 제빙기가 대체하고 있으나, 완전한 정방형 얼음은 여전히 대빙을 가공해서 만든다.

아이스큐브나 조각얼음을 더 잘게 부순 것을 ‘크러쉬드 아이스(Crushed Ice)’라고 한다. 크러쉬드 아이스는 아주 차가운 음료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 프라페(frappe)에 사용된 얼음으로, 빠른 냉각에 특화되어 있다. 예전에는 천을 덮은 뒤 망치로 부숴서 크러쉬드 아이스를 만들어야 했지만, 미세한 조각들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권장하지는 않는다. 오늘날에는 전용 아이스 크러셔가 있어서 간단하게 만들 수 있으며, 제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크러쉬드 아이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 ‘간얼음(Shaved Ice)’이다. 얼음을 갈아 표면적을 극대화시킨 것으로, 빠른 냉각에 아주 좋다. 그러나 얼음 입자는 동시에 빠르게 녹으면서 물과 엉겨붙은 채 얼어, 전혀 다른 물성을 가진 음료가 된다. 간얼음은 얼음 입자의 특성과 물성에 대한 지난한 공부가 더 이어져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이 부분은 스무디에서 설명한다.

이러한 구분법은 다소 조야하고 어설픈 면이 있기는 하나, 단순히 얼음을 사용하기 쉽게 부수고 자르면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얼음의 표면적을 조정하여 녹는 속도를 달리하고, 음료의 냉각과 희석을 통제하려는 노력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얼음은 음료를 냉각하기 위해 사용한다. 이는 얼음이 물로 변하는 상변화 과정에서 주변의 열을 흡수하는 현상을 이용한 것이므로, 녹은 물에 의해 음료가 희석되는 부수효과가 생기게 된다. 이 때 냉각의 속도와 녹는 물의 양은 비례하며, 얼음의 표면적이 중요한 변수가 되는데, 이 표면적을 결정하는 것이 얼음의 크기와 모양이다.

 

[그림1] 얼음의 부피와 표면적의 상관관계
[그림1] 얼음의 부피와 표면적의 상관관계

물체의 표면적은 부피가 커질수록 작아지고, 부피가 줄어들수록 표면적은 커진다. 이것을 간단하게 나타낸 [그림1]을 보자. 왼쪽은 한 변이 10cm인 정방형의 통얼음이다. 이 얼음에서 공기 중에 노출된 표면적은 (10×10)×6=600cm²이다. 통얼음을 물 속에 넣었을 때 물의 에너지를 흡수하는 면적, 얼음에서 상변화가 일어나는 얼음 분자의 양이 600cm²라는 뜻이다.

[그림1]의 오른쪽은, 이 통얼음을 한 변이 1cm인 정방형의 큐브얼음으로 자른 것이다. 직관적인 이해를 위해 얼음을 자르는 과정에서 톱날에 의해 손실되는 부분은 고려하지 않는다. 한 변을 10등분 했으므로, 커다란 통얼음에서 1000개의 입방체가 생겼다. 각각의 표면적은 (1×1)×6=6cm²이므로, 공기 중에 노출된 총 표면적은 6000cm²가 된다. 얼음이 에너지를 흡수하는 면적, 얼음에서 상변화가 일어나는 얼음 분자의 양이 10배가 됐다는 뜻이다. 이렇게 부피가 작아질수록 표면적이 늘어나는 원리 때문에 크러쉬드 아이스로 더 차가운 음료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림2] 구형 얼음의 실제 부피
[그림2] 구형 얼음의 실제 부피와 표면적

얼음의 모양 또한 중요하다. 입방형의 얼음은 단순히 냉각설비 제작의 용이함, 보관 및 유통의 편리함 때문에 결정된 산업적 기준이다. 그러나 [그림2]처럼 한 변이 10cm인 정방형 통얼음을 완전히 구형으로 만들었을 때, 얼음의 부피와 표면적은 훨씬 작아지게 된다. 구체의 표면적은 4πr²으로 구할 수 있다. 간단하게 π를 3.14로 놓는다면, [그림2] 구체의 표면적은 4×3.14×5²=314cm²로 원래 정방형 얼음의 절반 가까이 줄어들게 된다(소수점 삭제).

동일한 무게/부피의 얼음으로 형태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구체의 부피는 4/3πr³으로 구할 수 있다. [그림2]에서 만든 구형 얼음의 부피는 (4×3.14×5³)/3=523cm³이다(소수점 삭제). 523의 세제곱근은 대략 8.06 정도이므로, 이 동그란 얼음은 한 변이 8cm인 정방형의 얼음[그림3]과 대략 비슷한 양의 물이 얼어 붙어 있는 셈이다. 한 변이 8cm인 얼음의 표면적은 (8×8)×6=384cm²이다. [그림2]에서 만든 구형 얼음의 표면적이 314cm²였으므로, 구형 얼음은 같은 양의 물로 만든 정방형 얼음에 비해 약 18% 작은 표면적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구형 얼음은 정방형 얼음에 비해 천천히 녹는다. 동일 부피에서 표면적이 가장 작은 구체의 얼음은 음료가 희석되는 것을 최대한 늦출 목적으로 사용된다. 특히 온더락 잔에 약간의 음료만 넣고 구형의 얼음을 넣으면 음료에 담기는 부분 또한 최소화되기 때문에, 얼음은 아주 천천히 녹고 음료가 희석되는 속도도 느려진다.
얼음의 크기와 모양 또한 음료의 중요한 레시피로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체적이 큰 얼음 덩어리는 무게 대비 표면적이 작아 열전달이 느려 천천히 녹는 반면, 잘게 부순 얼음은 무게 대비 표면적이 넓어 빠른 속도로 녹게 된다. 얼음을 사용하는 레시피에서는 이러한 얼음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해, 필요에 맞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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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녹일 것인가

이야기가 조금만 복잡해지기 시작하면, 우리는 단순한 해답을 원하게 된다. 보통 이 지점에서 발화되는 ‘그래서 제일 좋은 얼음은 무엇인가’ 같은 문장은 정확하게는 조바심의 표출이다. 세상에 궁극의 정답 같은 건 없다. 그런 답은 게으른 사람들을 위해 마련되고, 자연스럽게 중세적 미신, 연금술 수준의 지식들이 생겨난다. 좋은 얼음의 조건에 대해 한 번쯤 스스로 고민해 보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먼저 기본 지식을 탄탄히 해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수 있다.

바 얼음의 종류가 크기와 모양에 따라 세분화되기 시작하면서, 바에서는 ‘잘 녹지 않는 얼음’에 대한 환상이 생겼다. 얼음이 녹아 물이 생기면 음료의 맛이 변하기 때문에, 잘 녹지 않는 얼음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물론 이것은 레시피를 설계하는 데 있어 꼭 고려해야 할 변화이기는 하다. 그러나 얼음의 역할이 ‘주변의 열을 흡수하여 음료의 온도를 내리고 낮은 온도로 유지하는 것’이라면, 얼음은 잘 녹아야 한다. 얼음이 녹지 않으면, 역설적으로 제 역할을 못하게 된다.

사실은 차가운 얼음보다 녹고 있는 얼음이 더 많은 열을 흡수한다. 얼음의 비열은 0.5cal/g℃로, 얼음 1g의 온도를 1℃ 올리는 데 0.5cal의 열량이 필요하다. 그런데 얼음이 녹아 물로 바뀌는 과정은 물체의 상태를 바꾸는 일이어서 훨씬 큰 에너지가 필요하게 된다. 이를 용융열(융해열)이라고 하며, 얼음 1g이 물이 되는 데 79.7㎈의 열량이 소모된다. 즉 얼음이 주변에서 흡수하는 대부분의 열량은 얼음이 물로 변화하는 상변화에 사용된다는 뜻이다.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어떤 얼음이 녹지 않는가가 아니라, 얼음을 얼마나 잘 녹일 것인가이다. 녹지 않는 얼음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스테인리스나 돌을 큐브로 만들어서 얼음 대신 사용하면 된다. 그러나 음료에서 빼앗아가는 총 열량이나 식품위생, 음료의 미관, 테이크아웃 음료까지 고민하면 이는 보편적인 해답은 아니다. 결국 식용 얼음을 사용해야 하므로, 우리는 얼음을 잘 녹이는 방법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일단 버뮤다가 찾은 해법은 컵에 담긴 얼음의 온도다. 우리는 제빙기 얼음이 냉각력은 좋으나 너무 빨리 녹는다는 점에 먼저 주목했다. 제빙기는 생성된 얼음을 가득 담아두기 위해 내부를 -4℃로 유지한다. 이 얼음은 음료를 담자 마자 녹기 시작하여, 단 몇 분 만에 레시피를 망가뜨린다. 바로 마셔버리는 소비자와 음료라면 상관 없겠지만, 잔을 수 차례 걸쳐 들었다 놓으며 여유 있게 즐기는 바 음료나 장시간 들고 다니는 테이크 아웃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버뮤다에서는 제빙기 얼음을 냉동고에서 하루 더 얼려서 사용한다. 제빙기의 장점을 활용하면서도, 공장 얼음의 장점을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는 방법이다. 상업용 냉동고는 -24℃까지 내려간다. 높은 온도의 얼음에 비해 낮은 온도의 얼음이 더 오래 남아 있고 천천히 녹으며, 전체적으로는 더 많은 열을 흡수하게 된다. 특히 얼음이 본격적으로 녹으면서 음료의 열을 내리는 시점이 후반부에 있기 때문에, 음료를 마지막까지 시원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크러시드 아이스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사진은 제빙기 얼음을 바로 꺼내 부순 크러시드 아이스와, -24℃로 한 번 더 얼린 크러시드 아이스의 여름철 해동 속도를 비교한 것이다. 소비자가 실제 음료를 음용하는 시간으로 볼 수 있는 10분 동안, 평균 23℃ 정도로 유지되고 있는 여름철 실내에서 방치했는데, 제빙기 얼음을 담은 컵에서 녹아 나온 물이 4배 정도 더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음료에 얼음이 담겼을 때는 비중의 차이나 젓는 행위 등에 따라 접촉면적과 시간이 달라질 것이므로, 참고만 한다.

제빙기 얼음이 -24℃에 도달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은 것 같다. 버뮤다에서 24시간 주기를 맞추는 이유는 바쁜 바에서 스케쥴을 규칙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얼음 소비가 많은 여름철에는 재냉동 시간을 10시간까지 줄이게 되는데, 이렇게 하더라도 레시피의 편차는 그리 크지 않다.

이 냉동 얼음을 사용할 때 한 가지 조심해야 할 점이 있다. 얼음은 온도가 내려갈수록 단단해진다. 고체의 굳고 무른 정도를 상대적으로 측정하여 비교해 볼 수 있는 기준으로 모스 경도가 있다. Eliot Blackwelder의 오래된 관찰기록에 의하면(American Journal of Science vol. 238, 1940), 얼음의 모스 경도는 0℃ 부근에서 1.5~2 내외이며, -30℃에서 모스경도 3, -44℃에서 모스경도 4, -50℃ 이하에서는 모스경도 6 정도를 보인다. -24℃의 얼음은 치아로 부숴먹기에는 부적합하다.

참고 : 밀도가 다른 얼음은 없다

바텐더들의 환상을 부추기는 문구 중에는 ‘수십시간을 얼려 더욱 밀도 높은 얼음’, ‘오래 얼려 빙질이 좋습니다’ 등이 있는데, 여기에는 약간의 함정이 있다. 경도는 얼음을 얼린 온도와 상관이 있으며, 얼음 내부까지 완전히 얼어붙기에 충분한 시간만 주어진다면 그 이상의 긴 시간은 크게 의미가 없다. 고체의 최대경도는 각 분자간의 결합구조와 결합력에 의해 결정되므로, 더 오래 얼린다고 해서 얼음의 밀도가 변하는 것은 아니다.
부연하자면, 우리가 사용하는 얼음의 밀도는 항상 같다. 다만 얼음을 얼린 온도와 얼음을 만드는 방식의 차이에 따라 빙질이 달라질 뿐이다. 여기서 ‘빙질’이란 표현은 기술적인 문제이지, 중요한 사용 품질의 문제가 아니다. 간얼음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일반적인 베버리지에서의 활용에서는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
이 ‘빙질’이라는 단어는 마치 다양한 종류의 얼음이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잘 만든 마케팅 용어다). 한때 인터넷에 떠돌던 다양한 물의 결정 사진도 이러한 착각을 부추긴다. 물의 결정은 공기 중이나 물체 표면에서 물이 얼어 붙으면서 얼음의 육각형 고리 구조가 다양한 방향으로 모여, 육안으로 구분할 수 있는 정도의 크기로 자라난 것이다. 그 모양은 실제 얼음의 분자구조와는 상관이 없다. 얼음의 근본적인 분자구조는 육각형이며, 우리가 원한다고 바꿀 수는 없다.
어떤 방식으로 만들었든, 일반적으로 접하는 모든 얼음은 육방형 결정을 가진 Ih 얼음이다. 얼음은 24개의 물분자가 육각형 고리를 이루며 고체화 된 것이다. 이 육각형 고리는 27개의 물분자가 차지하고 있던 공간을 꽉 채우게 된다. 때문에 4℃의 물(비중 1)에 대비하여 얼음은 약 8% 가량 부피가 늘어난다(0.9167g/cm³). 얼음이 반드시 물에 뜨는 이유는, 이렇게 육방형 결정을 이루는 과정에서 분자가 비효율적으로 나열되면서, 부피가 늘어나 물보다 비중이 작아지기 때문이다.
실험실에서는 이 분자구조를 바꿀 수 있다. 2010년까지 밝혀진 얼음의 종류는 17가지다. 그 중 결정이 정방형이거나 입방형으로 생성되는 특수한 얼음들의 밀도는 1.15~1.6g/cm³에 달하기도 한다. 이런 얼음은 밀도가 높으니 물에 가라앉는다. 그러나 -150℃ 이하, 압력이 1,000기압 이상인 특수한 조건에서 나타나기 시작한다. 우리가 아는 물리 법칙이 완전히 무너지는 세계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진공에 가까워지면 얼음이 끓어서 바로 기체가 되고, 압력이 높으면 100℃에서도 얼음 형태를 유지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0℃ 이하에서 얼음이 되고, 100℃ 이상에서 수증기가 되는 물만 존재한다.
즉, 우리가 사용하는 얼음 중에 밀도가 더 높은 얼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심지어 얼음을 물리적인 힘으로 압축하면 어는 점이 낮아지면서 물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밀도가 높은 얼음을 인위적으로 만들기도 힘들다. 혹시 어디서 ‘밀도가 높은 얼음’이란 표현을 보게 된다면, 결이 없고 단단한 얼음으로 이해하도록 하자.

Written by 김준기

베버리지 아카데미 에디터
"배워서/남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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