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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세상탐험기] 만다린 Mandarin (1) 만다린이란

Citrus reticul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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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러스들은 오랜 지리적 단절을 통해 각기 다른 진화를 거쳐 왔습니다. 시트러스는 유전적 유사성에 의해 시트론citron, 포멜로pomelo, 만다린mandarin, 파페다papeda 4개의 주요 원종(true species)으로 분류합니다. 이러한 유전적 구분은 실제 과일의 향미를 구분해 사용하는 과정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납니다. 시트러스 들어가기 전문

과일세상 탐험기 글 김준기 / 감수 B crop

 

만다린의 분류상 특이점

만다린은 시트러스의 분류 중 하나로, 얇고 잘 벗겨지는 껍질을 가지고 있는 종을 말합니다. 우리가 주로 소비하는 제주감귤 또한 만다린에 해당합니다. 만다린은 가장 단 맛이 좋은 시트러스 중 하나로,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식감을 가지고 있어 신선과일로 많이 소비됩니다. 보통 씨앗이 없는 경우가 많고, 과육이 잘 구분되어 먹기 편합니다. 만다린의 가장 큰 외관상 특징은 빛이 투과할 정도로 얇은 껍질입니다. 노란색에 가까운 주황색의 껍질 표면에는 자갈밭 같은 무늬가 발달하여 특징적인 외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 흥미로운 탐험을 시작하기 전에, 학문적 다양성에 대해 먼저 이야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르는 ‘감귤’ 즉, 시트러스 속은 그 과일이나 꽃, 잎, 가지 등의 종류와 형태가 매우 다양합니다. 이를 껍질의 모습이나 열매의 크기, 모양, 색깔 등으로 구분하여 비슷한 것끼리 묶은 것이 식물학적 구분이라는 것이며, 여기에 각각 다른 이름을 붙인 것을 학명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즐겨 먹는 귤은, 시트러스의 풍부한 유전자풀을 조합해 낸 4개의 원종 중 하나로 꼽히는 ‘만다린’의 일종입니다. 이 만다린 오렌지를 바라보는 동서양의 시각에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시트러스에 대한 식물학적 구분법에는 현재 두 가지 체계가 있습니다. 만다린 계통 전체를 하나의 종(C. reticulata)으로 구분한 Swingle의 시스템과, 만다린 계통 안에서도 각각의 품종을 서로 다른 종으로 나눈 Tanaka 시스템이 그것입니다. 스윙글은 시트러스 전체를 단 16개 종으로 단순하게 묶은 반면, 타나카는 145개의 종으로 쪼개 두었습니다. 관련 종사자들은 대체로 타나카 시스템이 좀 더 합리적이지만, 스윙글 시스템이 실제 사용에 있어서나 식물학적 분류에 더 적합한 것으로 평가합니다. 전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스윙글 시스템을 기반으로 타나카 시스템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A.H. Krezdorn, Department of Fruit Crops, University of Florida
A.H. Krezdorn, Department of Fruit Crops, University of Florida
 

위 표는 스윙글과 타나카의 대표적인 차이점을 보여줍니다. 타나카는 사츠마(귤)를 C. unshiu로, 폰칸을 C. reticulata로, 탠저린을 C. tangerina로, 클레멘타인을 C. clementina로 구분했습니다. 그러나 스윙글은 사츠마(귤)와 폰칸, 클레멘타인, 탠저린을 모두 같은 만다린의 지리적 변종으로 봤습니다. 스윙글은 만다린 간의 미묘한 차이가 종을 구분 지을 만큼은 아니라고 생각한 반면, 타나카는 이렇게 생긴 크고 작은 차이점들이 모두 의미가 있다고 본 것입니다.

이것은 관점의 차이입니다. 시트러스처럼 종간 교배가 가능한 식물의 종분류는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시트러스처럼 경제성이 뛰어나 자세하게 다뤄지는 속의 분류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언뜻 두 시스템은 완전히 달라보이지만, 크게 충돌하는 것도 아닙니다. 분명 만다린 계통은 유전적으로 매우 비슷하여 유전자 지도상에서 군집하지만, 서로 조금씩 구분이 가능합니다. 우리는 이 두 가지 시스템이 서로 의미하는 바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직관적인 이해를 위해 시트러스 속 들어가기의 유전자 지도를 참조하십시오.

 

만다린Mandarin이란

서양인들은 중국 원산의 시트러스라는 의미에서 이 종을 ‘Mandarin’이라고 불렀습니다. 다만 중국을 뜻하는 학명 Sinensis(china의 라틴어 표기)는 오렌지가 차지하여, 만다린의 학명은 C. reticulata가 되었습니다. 이는 라틴어로 ‘그물’을 뜻하며, 흰색 섬유질의 심이 그물망처럼 과육을 감싸고 있다하여 이러한 이름이 붙었습니다.

만다린이 중국 원산이라는 서술에는 시트러스속 전체의 기원을 조망할 수 있는 힌트가 숨어 있습니다. 시트러스아과는 아프리카 대륙과 인도, 호주 대륙에서 발견되며, 오늘날 우리가 경제적으로 재배하는 주요 시트러스속은 인도 북부 히말라야 산맥과 중국 서남부 접경지에서 발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고대 생태에 대한 재미있는 상상을 뒷받침합니다. 이를테면 원시 시트러스아과를 태운 인도 대륙이 팡게아에서 떨어져 나와 북상하다가 아시아판과 맞부딪히기 시작했고, 단절되어 있던 서로 다른 생태계 또한 함께 맞부딪히며 격렬한 유전적 진화를 시작했을 것입니다.

타나카 라인. Iqrar A. Khan 저,  중.
타나카 라인. Iqrar A. Khan 저, 중.

실제로 현대 시트러스 재배종의 원산지는 이 히말라야 산맥이라는 지리적 장벽을 기점으로 뿌리가 갈라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산맥 오른쪽은 중국의 식생 속에서 만다린이 되었고, 남쪽으로는 포멜로가, 왼쪽으로는 시트론이 중동으로 퍼져나가 서양 문화에 녹아 들어갑니다. 타나카는 이것을 가상의 선으로 갈랐습니다. 레몬과 라임, 오렌지 등 주요 시트러스 잡종은 타나카 라인에서 남하했고, 만다린과 탱자(Poncirus), 금귤(Fortunella)은 북상했습니다. 약간의 상상을 더해 부연하자면, 두 대륙의 접경지에 형성된 현대 시트러스들은 점점 고도가 높아지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산맥 기슭을 따라 조금씩 이동했을 것입니다. 점차 산맥이 높아지면서 마침내 식생의 교류가 단절되자, 시트러스 분포는 산맥을 두고 나뉘게 된 것이지요. 감귤의 기원에 대한 상세한 한글 내용은 제주감귤박물관의 감귤이야기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한편, 이 만다린 오렌지의 이름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한 편의 희극과 같습니다. 서양 어문은 만다린을 “중국의 관료, 혹은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라고 적고 있으며, 중국을 상징하는 또 다른 단어로 사용합니다. 이는 16세기 포르투갈 선교사가 중국에 대해 적은 기록(mandarim)에서 유래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중국인들은 광동어와 보통어(putonghua)를 사용할 뿐, 중국 어디에서도 ‘mandarim’이라는 표현의 어원을 찾을 수 없습니다. 청나라의 옹정제가 통치력 강화를 위해 명나라때부터 사용된 베이징 관료들의 언어를 ‘관화’로 지정한 적은 있으나, 이는 1728년의 일입니다. 참고로 16세기 관료들의 언어라면 명조의 난징어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늘날의 어원학은 이 만다린이라는 단어가 사실은 중국과 전혀 관련이 없으며, 말레이어나 힌디어의 ‘mantri’에서 왔을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이것은 산스크리트어에서 파생된 것으로, ‘조력자나 스승’이라는 뜻 외에도 ‘수상이나 의원, 관료’와 같은 뜻을 가진 단어입니다. 실제로 16세기 포르투갈어에는 ‘mandar’라는 표현이 추가되는데, 이는 ‘명령하다, 보내다’라는 뜻입니다.

이것이 어떤 과정을 거쳐 중국을 상징하는 단어가 되었는지는 아직 밝혀진 바 없습니다. 아마도 포르투갈 선교사가 중국에 들어가 만난 관료를 만다림으로 적은 것이 영어권에 전달되면서 ‘중국 관료’를 특정하는 단어로 와전되었으리라 추측해 볼 뿐입니다. 아무튼 이 작은 중국산 시트러스를 처음 ‘mandarin’으로 적은 것은 1771년의 일입니다. 이는 이 시트러스의 색깔이 당시 중국 관료의 관복 색상과 같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만다린은 이미 12세기 중국과 일본에서 보편적인 과일이었으나, 유럽인들은 한참 후인 1805년에야 만다린을 재배하기 시작합니다(J. Smartt and N.W. Simmonds, Evolution of crop plants).

* 시트러스 다음이야기 : 사츠마

Written by 김준기

베버리지 아카데미 에디터
"배워서/남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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